2/2. ”Wild”(2014) on Netflix

감독: Jean-Marc Vallée

Cheryl Strayed, Wild: From Lost to Found on the Pacific Crest Trail, Vintage, 2012.

위의 책을 바탕으로  Nick Hornby가 각색, Reese Witherspoon이 제작, 출연.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에 무력하게, 방탕하게 살던 여인이, 이혼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고 근처부터 캐나다 국경 근처 워싱턴주의 종점까지 약 1500km를 걸으며 삶을 반추하고 힘을 얻는다는 내용인데.. 현재와 과거를 교차편집해서 보여주며, 아주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님. 내게는 아주 감동적이진 않았음. 

PCT 풍광이 다 했음. 황량한 사막과 침엽수림, 설산까지.. 실제 걸으려면 거의 석달 정도 걸리고 이걸 성공하는 사람도 1년에 150여명이 채 안된다고 한다는데..

영화속 배경은 1995년이다. REi에서 등산화가 안맞으면 다음 보급소에 무료로 새신발을 보내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나오는데, 지금도 하나 궁금함. ㅎ

검색해보니 "PCTA.org"라는 사이트가 있다. 현재 일부구간은 허가증이 필요한 것으로 보임. 스무살에 론리플래닛을 알게되면서 미국편 보며 국립공원 트레일을 걷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도 아직 다 못돌아봤는데, 언제 미국까지 가보랴 싶기도 하지만, 이런 영화나 사진을 보면 설레는 것도 사실. 비슷한 자연환경을 갖춘 중국 신강보다는 미국이나 캐나다쪽이 훨씬 환경은 잘 조성되어 있을터이니 내 체력관리만 잘 하면 가능할지도? 내일부터 운동하자.. 

 

2/3  "프로페셔널 일의 방식: 지브리와 미야자키하야오의 2399일"(NHK, 2023.12.16 방송)

(プロフェッショナル 仕事流儀): ジブリと宮﨑駿2399

우연히 트위터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마감을 앞두고 괴로워하고, 애니메이션 개봉을 앞두고 걱정하는 짤을 보면서 급 호기심. 검색해보니 네이버 블로거가 자막을 모두 번역해 올려두어서, 그걸 봤다. 

작년 개봉한 "그대들은 어찌 살 것인가"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다큐인데, 아무리 대가라도 창작물이 본궤도에 오를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하고, 한번 집중하면 몰입의 힘으로 다른 건 잊고 창작에만 몰두, 그러나 막상 대중에게 선보이게 될때 닥치는 공포감 등을 잘 포착했다. 그리고 저 만화영화를 끝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의 선배이자 스승과도 같았던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알프스 소녀 하이디, 빨강머리앤, 엄마찾아 삼만리 등)에 대한 존경, 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이었고...그래서 이 다큐는, "그대들은~"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에게 보내는 연서와도 같다.

인생에서 그런 선배, 스승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행운이다. 자신의 잠재력을, 능력을 자극시키며 끌어올리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   

 

2/3. "The Greatest Night in Pop" on Netflix(2024)
-1985년 1월 “we are the world” 녹음 뒷 이야기

초3 여름방학 때, 김광한의 팝스팝스에서 처음 들었던걸로 기억하는 "We are the World". 

 

이 캠페인 송에 이런 비화가 숨겨져 있는 줄은.. Lionel Richie와 Michel Jackson의 힘이 이리 큰 줄 몰랐고, 보안 유지를 위해 하룻밤 사이에 녹음한 것도 이걸 보며 알았네.. 미국 팝음악 대가들의 전성기, 그리고 현재를 인터뷰 형식으로 보여주고, 녹음 현장에서 음악계의 거물들이 서로를 의식하면서도 맞춰가는 모습이 인상적. Paul simon, Al Jarreau, Kenny Rogers, James Ingram, Tina Turner, Willie Nelson, Billy Joel, Bruce Springsteen, Kenny Roggins, Steve Perry, Daryl Hall, Huey Lewis, Bob Dylan, Cyndi Lauper, Kim Carnes, Diana Ross, Steve Wonder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Ray Charles 참여한 것도 몰랐음. 

그리고 진짜 마이클 잭슨은 천재였구나 싶고.. 

여기서도 창작자와 마감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 라이오넬 리치와 마이클 잭슨이, 사람들 한 자리에 모아 노래 부르게 하려면 1985년 American Music Award 시상식 당일밖에 시간이 없고, 그때까지는 1주일밖에 시간이 안남았는데 초인적 힘으로 둘이 마감하면서 멜로디와 가사를 완성. 역시 마감이 마감을 하게 한다. ㅎㅎ

내 경우, 중학교 들어가며 영어를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라디오에서 팝송을 듣기 시작했는데, Dionne Warick의 That's what Friends are for를 상당히 좋아했는데.. 저 곡에 디온 워릭이 참여한 것도 잘 몰랐다.. 다큐에서 디온 워릭 파트 넘나 좋더라.  퀸시 존스가 서로 대비되는 음역대, 창법의 가수들을 배치한 것이 신의 한수 였던 듯.. 

거의 40년만에 메이킹 다큐가 나온 셈인데, 당시 잘 기록을 해둔 덕분에 다큐가 가능했겠지만서도.. 왜 좀 더 일찍 나오지 않았나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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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좀 더 기록을 잘 해보자 싶어서 다시 블로그를 펼쳐 본다 

1월엔 무기력하다고 퍼져 있었으나, 영상은 꽤 봤다. 시리즈물도 많이 보고 다큐랑 영화도 보고.. 


1/11~14. "나의 아저씨" (TVN, 2018) on Disney+

감독 김원석, 극본 박해영.

출연: 이선균, 이지은, 박호산, 송새벽

총 16부.

2018년 방송 당시 제목과 설정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많이 낳았던 듯.. 축축하고 음울한 겨울 날에 끌리는 내용. 이 드라마의 시간적 배경도 대부분 겨울이고... 게다가 얼마전 이선균의 비극적인 죽음과도 맞물려서 무심코 보게 되었다.. 

현실적이지만 결코 현실에서 불가능한 판타지인걸 알면서도, 계속 보게되었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여서 그럴까?  큰형 캐릭터가 극에 코믹요소를 더하면서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장례식 판타지를 잘 묘사해서 웃프고.. 

1/20. "선산" on Netflix(2024)

총 6부, 러닝타임: 283분 38초, 

감독: 민홍남

극본: 연상호, 민홍남, 황은영

출연: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류경수 외

오컬트스릴러? 이복동생이 으스스한 분위기는 다 끌고 나감. 대학 비정규직 교수로 설정한 주인공의 직업 및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조금 무리스러운 부분이 많아 보임. 무속신앙 관련 요소는 그저 분위기 설정을 위해서만 사용. 결말도 다소 진부함. 

 

1/22~1/23 Vivant(TBS, 2023) on Netflix

원작, 연출 후쿠자와 카츠오

출연 사카이 마사토, 아베 히로시, 야코쇼 코지 등

TBS 일요극장 "한자와 나오키" 팀이 만든 오리지널 드라마. 

몽골 대초원과 사막 풍광에 이끌려 보게 됨. 설정이 일본 자위대 블랙조직인 별반이어서, 국뽕 요소가 크긴 한데, 그건 감안하고 봐야할 듯 하고. 중앙아시아의 다민족, 다종교 국가 발카공화국이 배경. 1980년대초와 2023년을 오가며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첩보수사물 좋아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했음. 

1/24, 걸어도 걸어도( 歩いても 歩いても,2008)  on Netflix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키키 키린, 아베 히로시 

상영시간: 114분

10년전 죽은 형의 기일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 이야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잔잔한 영화로 보이지만, 별생각없는듯한 평범한 어머니의 숨겨진 속내가 무심코 튀어나올 때마다 '인간, 과연 뭘까' 생각함... 

 

 

1/24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2023) on netflix

감독 이혁래

상영시간: 84분.

1990년대초 봉준호, 최종태 감독 등이 활동했던 영화동아리 "노란문 영화연구소"를 다룬 다큐. 1990년대초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물어물어 서로 모여 공부하고, 영화 이론서를 번역하고, 영화를 분석했고 직접 영화도 찍고.. 그들의 현재도 보여주고.. 그시절, 대학가 주변의 문화운동모임을 잘 담아냈다. 봉준호의 첫 영화라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도 나름 추억돋음. 봉준호가 각종 알바를 해서 16mm 비디오 카메라를 샀을 때의 기쁨을 이야기하는데, 언젠가 알바해서 샀던 8mm 비디오 카메라 생각이 나더라. 90년대 중반 학번인 나 또한 영화, 영상에 목을 매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만큼 절실하게 공부하고 사람들을 찾아다니진 않았던 듯 하다. 그리고 지금은 공동작업, 협업보다는 나홀로 작업이 더 편하고,  그게 나한테 맞는다 싶고..

1990년대의 문화를 반추하는 다큐로서 꽤 괜찮다. 하나의 주제에 미칠 수 있었던 시대, 열정만으로 사람들이 모여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가능했던 마지막 시대였을 듯. 

1/25~30 "경성크리처" On Netflix(1/25~1/30)


감독 정동윤, 극본 강은경

출연 한소희, 박서준, 수현, 조한철 등..  총 10부. 

배경은 1945년 봄. 포스터만 보고선 1945년으로 회구하는 환생물, 타임슬립물인줄 알았다. 그건 아니었고.. 근대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도 드문 상황에서 설정은 나름 영리하다 싶다. 그러나 급박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한가한 설정, 여유로운 연출이 곳곳에.. 시대적 배경이 그러하니 대사의 다수가 일본어로 진행되는데, 일본어 초급자지만 내가 듣기에도 어색한 부분이 좀 있고... 집중해서 볼 드라마는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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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6~

현기영, "순이삼촌", 창작과비평, 초판 1979년. 

새해부터는 일반 서적을 좀 더 열심히 읽자 다짐하고 있다. 오늘 아침 문득 읽고 싶어져서 펴든 책이 현기영 선생의 순이삼촌. 기상후 정신차리면서 운동가기전에 ‘순이삼촌’의 표제작을 읽었다. 사실 이게 단편소설집이라는 것도 최근에 알았으니, 책을 사놓고서도 얼마나 무심했는지, 스스로 반성했다.

지난달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며 오랫만에 4.3평화공원을 찾아 안쪽 묘지까지 돌아봤다. 예전에도 겨울날 늦은 오후에 방문했던터라 느꼈던 을씨년스러움과, 이름없는 이들의 묘비명 생각이 나서 이 책을 펴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화자가, 집안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떠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땅에 닿는 것은 "나 자신이 고향을 찾은 게 아니라 거꾸로 고향이 나를 찾아온 것처럼 어리둥절하고 낭패스러웠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살이에 젖어든 화자가, 버스를 타고 일주도로를 지나며 제주어 단어들을 되내어보는 장면. 

어린시절, 음력 섣달 열여드렛날이면 제사를 준비하고 한밤중 곳곳에서 곡성이 터지던 동네 풍경. 이런 경험은 내 또래 육지인들로서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것일터이다.   

소설에는 예전에 거닐었던 제주 북부의 촌읍에서, 일주도로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내가 차를 빌려 다니던 동일주도로 변에 학살당해 널려있었다던 주검들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몇년전 올레길 따라 걸으며  4.3으로 인해 사라진 화북 인근 곤을동 마을 자리를 스쳐갔던 생각이 났다.

회사다니던 시절, 제주도 출신 선배가 언젠가 자기네 마을은 제삿날이 같은 사람이 여럿 있는데 그 이유를 아느냐고 했던 적이 있다. 그제서야 4.3이 제주도 사람들에게 낸 상처가 더 피부로 와닿았던 것 같다. 강요배 선생의 <동백꽃 지다> 화집보다, 더 생생한 당시의 이야기. 근현대사에 무지, 무심했다 싶어서 반성했고, 역시 또 글이, 소설이 갖는 힘에 대해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나의 독서편력을 생각하며 왜 80년대 작가들을 내가 잘 모르는가 생각해봤다. 어릴 때, 책(수집?) 좋아하던 아버지덕분에 초등생때 이미 삼성출판사판 60권짜리 한국현대문학전집이 있었고, 영문학 전공한 언니가 용돈의 대부분을 90년대 한국문학작품을 소장하여 읽었기 때문에, 곁눈질로 내 또래에 비해서 웬만한 한국소설은 꽤나 읽었다고 생각했다. 당시 8090년대 유명한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들의 작품은 꽤 읽었나. 그러나 1980년대 민족문학 계열의 작가는 그 컬렉션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뒤늦게 현기영 선생을 알게 된 것은, 2000년대초 예능 독서캠페인 프로그램에서 <지상의 마지막 숟가락 하나>가 선정되면서다. 그때 그의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고, 몇권의 책을 샀다. 그러나 제주도 땅을 그리 좋아하고 거의 매년 방문했으며, 특별한 인연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래저래 사는게 현기영 선생의 저작을 읽지못했다. 아침마다 단편 하나씩 읽고 "변방에 우짖는 새", "지상의 마지막 숟가락 하나"까지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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