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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는 생각
또 한 해가 밝았다. 계묘년이라니, 세월이 정말 빨리 흘러가는구나. 올해는 정말 잘 기록하고, 많이 읽고 쓰고 걷기로….
6월이 지나가고 상반기가 지나갔다. 6월은 어찌나 바빴던지, 거의 매일매일 일이 있어서 시내에 외출.. 그래서 무려 교통카드에 찍힌 금액이 주5일 출근하는 동거인의 교통카드 총액을 상회했다는.. 한 2주 정도 알바 한다고 한눈을 팔았고, 또 다른 알바 제의가 들어왔으나, 내 공부와 글쓰기에 전념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금방 정리했다.. 7~8월에는 미뤄두었던 원고와 프로젝트를 마감해야하는데, 급하게 꾸려진 특강도 생기고, 이런저런 연구지원공모도 있어서 할 일도 많고 마음 조급하다. 그런데 올해는 6월 하순부터 폭염이 몰아치니 집중이 안되고, 어디 다른 데를 가려해도 다 싸들고 나가려 하니 운신의 폭이 좁다. 게다가 학교 도서관도 공사한다고 거의 닫은 상태나 마찬가지. ㅠ.ㅠ 원래는 방학 시작할 때 맞춰 ..
돈까스 광인 이야기 하다보니 생각 났다. 몇년전에 일본 도쿄를 여행했을 때의 일이다. 일정 마지막 날에, 도쿄시내 진보초 서점가를 돌았다. 그리고선 진보초에 자리한 오래된 노포, 덴뿌라집에서 저녁을 먹고 저녁비행기로 돌아오기로 마음먹고 나갔는데. 아뿔싸, 하필 그 식당은 문을 닫은 것. 배는 고파오고, 저녁 8시 비행기니 빨리 밥을 먹고 움직여야 해서, 식당을 찾는데 맞은편에 돈까스 식당이 하나 보였다. 식당의 이름은 '키친 난카이'. 그당시에는 한자 "남해"만 보였던 듯. 이 집도 오후 5시 정각이 되어서야 문을 여는 집이어서,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속속 줄을 서는 가운데 나도 섰다. 그리고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테이블 자리에 착석. 아무리 메뉴판을 들여다봐도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없었다. 당시 나..
우리 집에는 "돈까스 광인(豚カツ狂人)"이 산다.(한국어사전에는 돈가스가 맞지만, 어감 전달을 위하여 돈까스 광인으로 표기함). 돈가스야말로 3대 영양소(탄단지)를 갖춘 완벽한 음식이라나 뭐라나. 돈가스에 대한 특별한 호오가 없는 나는, 어릴 때 어머니 옆에서 (한국식) 돈가스를 만들던 기억을 바탕으로, 결혼 후 서너차례 돈가스용 돼지고기 등심을 사서,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린 뒤, 밀가루-계란-빵가루를 묻혀서 만들곤 했다. 그래 봤자 일 년에 한두 차례 정도. 돈까스 광인은 옆에서 보조를 하면서 이 레시피를 익힌 뒤, 몇 년 전에 내가 미국에 1년 남짓 나가 있는 동안, 홀로 돼지고기 서너 근을 사다가 잔뜩 만들어서 냉동고에 얼려놓고 튀겨먹었다는 무용담을 내게 자랑하곤 하였다. 돈까스 광인은, 몇 년 ..